♤ 어느 비오는 날 ♤

문학 아뜨리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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♤ 어느 비오는 날 ♤
Level 10   조회수 5209
2002-04-26 01:47:50
창가에 빗방울이 흐른다. 나는 그 빗방울을 본다. 그 작은 빗방울 하나에 내가 보인다. 창가에 내가 흐른다. 나의 삶이 그대로 비가 되어 흐른다. 사진 한장으로도 남아있지 않은 추억도 흐르고, 끝 없을것 같았던, 지쳐버린 기다림도 흐르고, 어느사이, 나와 하나가 되어버린 외로움도 흐르고, 언제나 홀로임을 깨닫게 하는 그리움도 흐르고, 그리운 이 위해, 밤 새우던 기도가 흐른다. 그리고... 내가 소유한 사랑의 크기 만큼, 다 할수 없는 침묵의 내 사랑도 조용히 빗방울이 되어 창가에 그대로 흐른다. 비는 창밖에 내리는데, 그 비에 내 마음만 젖어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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